요즘 내가 새롭게 시작한 일이 생겼다.
바로 창업.
가장 어렵다는 창업에 도전하려는 생각이 내가 생각해도 아이러니 하다.
몇달간 일을 쉬어보니
나이가 많아 내 경력으로 쉽지 않은 재취업에 에너지를 쏟지 말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한건 두어달 전인데,
뭘할까... 뭘할까... 를 늘 고민하고 고민했다.
물론, 그 사이에도 이런저런 일자리를 알아보긴 했으나 참 만만찮다.
내가 잘하는게 뭘까.... 를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결국 도달한것이 나는 주방에서 이런저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근데, 요리... 배운것도 아니고... 뭐...
그럼, 또 잘할 수 있는게 뭘까... 를 고민고민 하고 있던 와중에
가까운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 나 우엉차 만드는 거 좀 가르쳐 줘"
"가르쳐주는건 어렵지 않은데, 니가 그거 직접 하겠냐"
"그럼, 언니가 만들어서 좀 팔아"
이야기인 즉슨, 나는 커피도 좋아하고 차를 좋아해서 이것저것 많이 사 먹어 봤는데,
내 돈 주고 사먹은 것 중에서 정말 1도 가치가 없었던 것이 "우엉차" 였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 먹어야 겠다.... 고 생각한 것은 몇년 전부터이고,
한번 만들때마다 수고스럽지만,
넉넉하게 만들어서 그동안 내가 고마웠던 사람들과 나눠 먹었었는데,
내가 한번 우엉차를 선물했던 오포사는 동생이
우엉차의 매력에 쏙 빠져서 내가 만들어준걸 다 먹고나서
인터넷에서 검색해서 주문을 했는데,
글쎄, 사 먹는건 도저히 못먹겠더란다.
냄새가 나서...
그 냄새라는 건 내가 너무 잘 안다.
나도 사다먹은 우엉차가 냄새가 나서 직접 만들었으니까.
이렇게 고민고민 하던 것이 하나로 귀결되기 시작했다.
그럼,,,, 우엉차를 직접 만들어서 팔아봐.
나 같은 사람 또 있겠지?
직접 집에서 말려서 볶은 정성스런 우엉차.
무엇보다도 냄새안나는 우엉차.
그렇게, 창업에 대한 구체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단, 내가 일년에 한두번 쯤 우엉을 사다가 볶은 건 아주 소량이었었다.
끽 해봐야 2~3키로 사다가 볶으면 한봉지 정도 나오고.
요걸 나눠 먹은 건데,
이제 이렇게 소량으로 해선 안되니... 시간이 얼마나 걸리고,
볶은 우엉차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그것부터 알아야 겠기에.....
구체적으로 창업이란 걸 하기 전에
홈메이드의 상품성이란 걸 측정해봐야 겠어서
일단 우엉을 집에서 할 수 있는 나름 대량으로 주문을 했다.
그리고, 우엉을 말려야 하니까.... 넓은 소쿠리도 주문하고,
조금은 덜 힘들어야 하니까 채칼도 주문하고, ㅋㅋ 독일제로...
그동안 사고 싶었던 건데 머 얼마나 써... 하면서 안사고 있었던 걸로다...
그리고, 주방저울도 주문하고...
우엉을 12키로를 주문했더니, 혼자 못든다.
겨우겨우 싱크대로 옮겨서 흙부터 씻어내는데,
우엉 씻는 시간만 4시간 가량 걸렸다.
내가 너무 깔끔하게 씻으려고 했나....
하지만, 어떻게 흙이 이렇게나 많고, 잔털이 이렇게나 많은데,
일일이 털 떼어내고 흙을 씻어내고, 스펀지로 하다보니
팔이 떨어져나간다.
그래도, 꾹 참고.... 이걸 매일 한다면.... 정말 힘들겠다... 하지만, 매일 할 정도로 팔릴까... ㅋㅋㅋㅋ
암튼, 다 씻은 우엉을 채칼로 썰기 전에
일단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너무 힘드러....
한 30분쯤 쉬었다가.
저녁 8시 JTBC 손석희 뉴스를 틀어놓고,
뉴스 내용 쥐어 짜듯, 못된것들 씹어먹든
우엉을 슥삭쓱싹 채칼로 썰기 시작했다.
씻는데, 4시간, 써는데 4시간.
채칼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12시가 되니... 다 끝났다.
소쿠리를 가로세로50센치짜리 넓은걸로 5개나 샀는데,
난 남겠거니, 플라스틱이니 부러지겠거니.... 5개 사야 택배비가 면제여서 주문했는데,
왠열... 10개도 모자라겠다....
이 많은 우엉 언제 말리냐....
온 방에, 베란다에, 주방에 신문지와 소쿠리를 펼쳐놓고,
우엉을 펼쳐 말렸다.
다음날, 눈뜨자마자 우엉 뒤집어 주고,
화장실 갈 때 마다, 눈에 띌 때 마다 뒤집어주길 사흘.
우엉이 쪼글쪼글 해지면.
이제 볶아야 한다.
예전에 제사많은 친정에서 쓰던건데,
내가 필요해서 얻어와놓고 안가져다준 전기후라이팬.
그나마 요거 있어서 앉아서 볶을 수 있다.
우엉은 수분이 1%도 없어야 냄새가 안난다.
우엉이 덜 말랐다면, 그건 하자다.
수분을 전부 달아나게 하려면
볶고 식히고를 여러번 반복해야 한다.
대충 5번~7번 정도를 살짝 볶아서
뜨거워 질 때 쯤 꺼내서 식히고,
전부 다 볶아내는데는 시간이 5시간 정도 걸렸다.
제사지내는데 필요했던 전기후라이팬이 워낙 커서.
정말 요긴하게 우엉차만드는데 썼다.
이렇게 1차로 완성된 샘플우엉차.
사실, 이렇게 창업일기를 쓸 생각을 했더라면
과정도 사진을 좀 찍었을텐데,
우엉차 만드는 과정은 다음에 상세히 다시 포스팅 쓰기로 하고....
12키로의 우엉을 사다가 4시간 씻고,
4시간 썰고, 3일 말리고, 5시간 볶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내 생각은
이거 싸게 못판다. ㅋㅋㅋㅋ
근데, 걱정이다.
나의 이런 정성스러움을 알고 사먹는 사람이 있을까....
사먹게 해야지.
어떻게든 제대로 홍보해서
냄새안나는 홈메이드 우엉차를 사먹고 싶은 사람이 나오게끔 해야지.
일단, 만들어진 우엉차는
내가 이런 상품을 만들어서 팔아보려는데, 어떠냐....
는 시장조사 겸 주변반응을 위해 조금씩 나눠주고 있다.
반응은 아주 훌륭하다.
이 정도면 돈주고 사먹는다!!!
그럼, 시작해볼까~~
아무리 홈메이드여도
용기도 선정해야 하고, 라벨도 만들어야 하고,
포장도 해야하고....
초기자금이 제법 들어갈 듯 해서
담주부터는 사업자등록을 내고
대출을 좀 받으려고 한다.
시작해봐야지.
그리고, 우엉차 그 담은
사과레몬차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이건 만드는 과정을 전부 사진을 찍어야겠다.
우엉차처럼 많이 안해도 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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